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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 9화: '김부장'이라는 갑옷을 벗고, '김낙수'로 날아오르기 위한 처절한 날갯짓

coco0905 2025. 11. 23. 13:59

🍂 "울타리는 아버지를 지켜주지 않았다"

 

드라마 <김부장> 9화를 보며 가슴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번 회차는 단순히 대기업 부장 출신의 몰락이 아니라, '김부장'이라는 타이틀을 떼어내고 온전히 '인간 김낙수'로서의 낮아지고 또 놓아지는 삶을 마주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도 토사구팽이다, 기획안이며 발표며 모두 김낙수가 했지만 정작 동서는 김낙수의 몫을 챙겨주지 않는다

처제와 동서의 회사에서 겪은 굴욕들, 가정 내에서의 위치 변화 등... 9화는 유독 '내려놓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더욱 슬프게 다가왔습니다.


💔 "아버지도 스스로 못 지키셨잖아요" 무너진 권위

가장 뼈아픈 장면은 아들 수겸이와의 대화였습니다. 여전히 아들에게 '안전한 길'을 권하며 꼰대 아닌 꼰대 같은 조언을 건네는 김부장에게, 아들은 날카로운 현실을 찌릅니다.

#수겸은 도매상에서 커플티셔츠를 떼와 7만8천원에 팔겠다는 비현실적인 계획을 세우고 낙수의 집은 온통 재고박스로 들어찼다

👨 낙수: "어떻게든 남들 다 있는 울타리에 붙어있어야 해.. 결국 널 지켜주는 건 그 울타리 하나야."

👦 수겸: "아버지 근데 그 울타리, 아버지 안 지켜줬잖아요." "그 외진 데까지 보내 고생시켜놓고 결국 나가라고 했잖아요. 아버지 아셨어요? 모르셨잖아요. 스스로 못 지키셨잖아요 아버지도. 근데 제 미래는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세요?"

이 말은 김부장이 평생을 믿어왔던 '조직'이라는 신념을 부정당하는 순간이자, 가장으로서의 권위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김부장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화를 내는 대신, 그는 씁쓸하게 인정합니다.

👨 김부장: "그래, 듣고 보니 그렇네. 아빠가 그런 말 할 자격이 못 된다... 너 임마, 나중에 아빠가 좋은 회사 들어가면 그땐 아빠 말 잘 들어."

가장의 위치, 아버지로서의 권위, 전 직장 부장의 체면... 그는 이제 이 모든 무거운 짐들을 하나둘씩 내려놓기 시작합니다.


📉 자존심을 버리고 '생존'을 택하다

자신의 건물을 지키기 위해 고집했던 월세 조건도 꺾입니다. "월 300만 원"을 고집하던 그는 "3개월 임대료 무료, 이후 월 300"이라는 타협안을 받아들입니다.

처제와 제부의 회사에서 겪은 굴욕적인 상황들, 그리고 퇴직금 사기라는 벼랑 끝 현실이 그를 변화시킨 것입니다. 꼿꼿하기만 했던 대기업 부장의 목이 생존 앞에서 유연해지기 시작한 것이죠.


🦅 더 오래 날기 위해 깃털을 뽑다

9화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이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쩔 수 없이 떨꿔야, 조금이라도 더 오래 날 수 있다."

김부장이라는 직책, 사회적 지위, 아빠로서의 체면. 이 무거운 갑옷들을 입고는 더 이상 거친 세상에서 비행할 수 없음을 깨달은 것입니다.

공황장애가 온 낙수, 사회에 나와보니 회사는 야생에서 살아남기 위한 연습소 같기도 했다.. 더 현실적이고 더 무서운 곳이 회사밖이었다..

그는 이제 '부장'이라는 계급장은 떼었지만, '가장'이라는 날갯짓은 멈출 수 없습니다. 안정적인 월급도, 든든한 퇴직금도 사라진 지금. 역설적이게도 그는 가장 가벼운 몸이 되어서야 비로소 살기 위해, 가족을 위해 더 필사적으로 날개를 퍼덕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 9화는 중년의 가장이 겪는 상실의 아픔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야 하는 삶의 의지를 너무나 현실적으로 보여주어, 보는 내내 마음이 아렸습니다.

여러분은 이번 9화, 어떻게 보셨나요? '김낙수'의 새로운 비행을 응원하게 되나요, 아니면 여전히 씁쓸함이 남으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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